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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공연 리뷰

[국립현대미술관] 론 뮤익 (Ron Mueck)

by 가볍게 맑게 자신있게 2025.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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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뮤익 (Ron Mueck)

2025.04.11 ~ 2025.07.13

장소 : 서울 지하1층, 5, 6전시실

관람료 : 5,000원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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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는 론 뮤익(Ron Mueck)의 첫 한국 개인전2025년 4월 11일부터 7월 13일까지 진행되며

그의 30여 년 조각 여정을 집대성한 대규모 회고전입니다.

이번 전시는 파리의 퐁다시옹 카르티에(Fondation Cartier)와의 협업으로 기획되었으며

뮤익의 대표작 24점을 비롯해 작업실 사진과 다큐멘터리 영상도 함께 선보입니다 .​

 


<5전시실>

#2. ‹마스크 II›

뮤익의 자화상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작가의 얼굴을 확대하여 제작한 조각입니다.

세밀한 피부 질감과 표정은 관람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마스크 II›는 실제 크기의 4배에 가까운 크기로 제작된 론 뮤익의 자화상입니다.

 

세 점의 마스크 시리즈 가운데 두 번째로 제작된 작품으로

전통적인 초상 조각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에는 뮤익 특유의 사실성과 비현실성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룹니다.

두상의 형태는 받침대와 맞닿으며 눌려 있는데 이 표현의 설득력은 대단합니다.

살짝 열린 입에서 숨소리까지 들릴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작품을 뒤에서 바라보면 달라집니다.

정면에서 보았던 얼굴은 가면에 불과합니다.

머리 안쪽은 텅 비어 있습니다.

확실하게 존재한다고 느꼈던 얼굴의 실체를 의심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작품의 제목, ‹마스크›를 다시 곱씹어 보게 됩니다.

이 작품이 껍데기라는 사실을 가리키는 걸까요.

아니면, 얼굴은 내보이되 자의식을 배제한 상태를 암시하는지도 모릅니다.

론 뮤익은 실제 크기의 조각을 만들지 않는 작가입니다.
뮤익은 크기를 왜곡합니다.

그럼으로써 기존의 선입견을 전복시킵니다.

작은 오브제는 귀엽고, 거대한 오브제는 위압적이며 권력과 지위를 상징한다는 선입견은 그의 작품에는 통하지 않습니다.

이런 크기의 전환은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를 가져옵니다.

스케일을 변화시킴으로써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과 통찰력을 제안하는 것이 바로 론 뮤익의 작업입니다.

 


#3. ‹나뭇가지를 든 여인›

팔 가득 나뭇가지를 안고 있는 노년의 여성 조각.
불균형한 자세와 금세라도 쏟아질 듯한 가지들은 보는 이에게 긴장감을 유발한다.
마치 삶의 짐을 짊어진 듯한 모습은 인간 존재에 대한 은유로 다가온다.
굽은 허리와 손등의 미세한 주름까지 세밀하게 묘사된 조형은 나이 들어가는 육체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드러낸다.
묵묵히 버티고 선 그 모습에서 우리는 인간의 고단한 생과 그 안의 강인함을 읽게 된다.



이 작품은 론 뮤익의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됩니다.

일상적이고 친근한 주변의 모습을 보여주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나뭇가지와 씨름하는 벌거벗은 여성은 설화나 전설 속에 존재하는 상상의 대상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런데 뭘 하고 있는 건가요? 자신에게 주어진 힘든 과제를 수행하는 모습인가요?

감당하기 힘든 짐과 책임을 떠안고 살아가는 인간을 상징하는 건가요?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휘어지되 부러지지 않는 등과 탄탄하게 버티고 선 두 다리는 그녀가 이 싸움에서 아직 지지 않았다는 걸 알려줍니다.

 


#4. ‹침대에서›

이 작품은 거대한 크기의 여성이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조각입니다.

그녀의 표정과 자세는 깊은 사색에 잠긴 듯하며 관람객에게 인간의 내면과 감정을 탐구하게 합니다.

작품의 세밀한 피부 질감과 주름 표현은 뮤익의 극사실주의 기법을 잘 보여줍니다.​


 

‹침대에서›를 통해 우리는 론 뮤익 작품의 핵심적 특징을 단번에 마주하게 됩니다. 이 인물은 놀라울 정도로 생생합니다.
단순히 형태와 세부를 정교하게 조각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실제 인물의 정신을 상기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침대에 누운 여성은, 실제로 사고하는 사람, 감정을 지닌 사람으로 보입니다. 그 존재감이 우리의 눈길을 잡아끕니다.

뮤익의 작품이 늘 그렇듯이, 이 조각 역시 실제 크기로 제작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인물을 항상 과장되게 축소하거나 확대해서 표현합니다. 단순히 크기의 차이를 강조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본질적으로는, 작품을 경험하는 방식과 관련된 선택입니다. 뮤익에게 주제와 작품의 크기는 별개의 고려 사항이 아닙니다. 이 작품이 거대한 인물에 이부자리와 베개까지 포함한 대형 조각이 된 것은 철저하게 의도된 것입니다.
관객은 인물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만, 그녀는 마치 우리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먼 곳에 시선을 둡니다. 우리의 존재가 그녀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것처럼 느껴져 안도감이 듭니다. 덕분에 관객은 작품 속 인물의 생각을 천천히 관찰하고 상상할 수 있습니다. 

 

 

 

<평일 전시>

 

<주말 전시>


#5. ‹치킨/맨›

이 작품은 닭을 들고 있는 남성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조각입니다.

뮤익은 이 작품을 통해 인간과 동물, 생명과 죽음의 관계를 탐구하며 관람객에게 존재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이 작품의 제작 과정은 다큐멘터리 'Chicken / Man'에 담겨 있으며 전시에서 함께 상영되고 있습니다.​



론 뮤익의 모든 작품 중 ‹치킨 / 맨›은 가장 분명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정작 어떤 설명도 제공하지 않는 기묘한 작품입니다.

2019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아트 갤러리의 의뢰로 제작된 이 작품은

론 뮤익의 기존 작품과 다르게 대상이 하나가 아닌 둘입니다.

남자와 암탉의 대치 장면을 뮤익은 소설책의 한 장면처럼 던져줍니다.
관람객에게 이 장면에 대해 상상해보길 제안하는 것입니다.

가구의 배치부터 남자의 신체, 자세, 집중된 시선, 그리고 닭의 경계하는 눈빛과 자세까지

조각은 모든 부분이 세밀하게 묘사돼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 놓인 빈 공간은 의문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는 작품의 두 주인공 가운데 한쪽의 편에 서서 이 장면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혹은 심판의 입장에서 지켜볼 수도 있습니다.

누가 먼저 눈을 깜박이고, 누가 먼저 덮칠 것인가?

이것은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한 장면이며 시간 속에서 포착된 순간입니다.

사람이 한번 움찔하면 닭이 도망가 버릴 수도 있습니다.

혹은, 잠시 시선을 뗀 사이, 의자가 뒤집히고 남자는 맥없이 쓰러지고 닭은 흩어진 깃털만 남긴 채 사라져 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감히 한순간도 눈을 돌리지 못하고 집중하게 됩니다.

아니, 어쩌면 닭은 단지 노인의 편집증이 만들어낸 환영인가요? 이 질문들엔 답이 없습니다.
우리는 원하는 만큼 오래 이 장면을 곱씹을 수 있지만 상황은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6. ‹유령›

이 작품은 사춘기 소녀의 내면적 불안과 정체성 혼란을 표현한 조각으로

관람객에게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감정의 깊이를 전달합니다 .​



유령은, 뮤익의 초기 작품 중 하나이지만 그가 이미 조각에 관해 독창적인 시각을 확립했음을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사춘기 소녀들이 자신의 변해가는 몸에 대해 느끼는 어색함과 당혹감을 보편적으로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품의 크기를 비정상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이런 감정을 더욱 극적으로 강조합니다.

관객은 자연스럽게 소녀의 감정에 공감하게 됩니다.

이 작품에는 제작과 관련한 사연이 있습니다.

조각을 만들 때 보통 작가는 먼저 원형이 되는 조각을 만들고

이를 본떠 조각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본 틀을 제작합니다.

원본 틀로는 보통 첫 번째 작품이나 제한된 소량만 제작하기 때문에

작가의 의도가 가장 제대로 온전히 반영된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특별한 버전을 AP(Artist Piece), 즉 ‘작가 증명 작품’이라고 부릅니다.

론 뮤익은 AP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 작품은 원래 계획했던 AP를 제작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오랜 시간이 지나 새롭게 제작하기로 했고 이때의 버전을 AP로 정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2014년에 제작된 것으로 초기 작품보다 정교해진 그의 테크닉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1998년 첫 번째 에디션으로 제작된 작품은 현재 영국 테이트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습니다.


 

 

#7. ‹젊은 연인›

서로 포옹하고 있는 젊은 남녀의 모습을 묘사한 이 작품은

겉으로는 애정이 넘치는 듯하지만 남성이 여성의 손을 움켜쥐는 모습에서 불편한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뮤익은 이 작품을 통해 인간 관계의 복잡성과 감정의 이면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론 뮤익의 작업을 더욱 흥미롭게 감상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정면이 아닌 다른 각도와 시선에서 작품과 눈을 맞추고 감춰진 감정을 읽어내는 것입니다.

또 다른 감상 방법도 있습니다.

작품들이 바라보는 곳을 상상해 보는 것입니다.
초점을 잃은 인물, 먼 곳을 응시하는 인물들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게 되고 전시장 바깥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됩니다.

‹젊은 연인›은 정면에서 보면, 십 대 남녀가 비밀스럽게 속삭이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뒷모습에서는 둘 사이의 또 다른 감정과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다정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것처럼 보이던 젊은 연인 사이에 더 복잡한 이야기가 있었나 봅니다.

특히, 두 사람이 서로를 보지 않는 상황에서 남자의 손이 여자의 팔을 잡은 모습은 더 미묘하고 모호한 감정을 암시합니다.


#8. ‹쇼핑하는 여인›

일상적인 장면을 포착한 이 작품은 쇼핑백을 든 중년 여성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현대인의 삶과 소비문화에 대한 반성을 이끌어냅니다 .​



‹쇼핑하는 여인›은 2002년 작 ‹임신한 여인›과 2004년 작 ‹엄마와 아이›와 함께 어머니 연작 중 하나입니다.

미술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어머니와 아이’라는 주제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입니다.

뮤익은 평범한 거리에서 마주칠 법한 장면에서 보편적이며 시대를 초월하는 깊은 감성을 포착해냈습니다.

여성은 커다란 외투 아래, 아기를 아기띠로 안고 있습니다.

묵직한 장바구니의 무게가 그녀의 두 손을 파고듭니다.

아기의 작은 손가락은 간절하게 여성의 가슴 위에 얹혀 있고, 그녀의 시선을 붙잡고 싶은지 고개는 뒤로 젖혀져 있습니다.

그러나 여성은 생각에 잠긴 채 다른 곳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게 무슨 생각인지 모르지만, 공감할 수는 있습니다.

론 뮤익은 여성들이 감내하는 출산과 육아, 가사 노동의 고단함을 이 한 장면으로 세심하게 묘사합니다.

현실 속 주변 인물과 그들이 처한 상황을 저절로 떠올려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9. ‹매스›

이 작품은 100개의 거대한 해골로 구성된 설치작품으로, 인간의 유한성과 죽음에 대한 묵직한 성찰을 유도합니다.

MMCA의 높은 전시 공간을 활용하여 해골들이 쌓여 있는 모습은 관람객에게 압도적인 시각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



론 뮤익은 1997년에 제작한 ‹죽은 아빠›이후 약 20년 만에 다시 죽음을 주제로 한 조각 설치 작품, ‹매스›를 선보였습니다.

거대한 인간 두개골 100개로 구성된 작품이죠.

몇몇 두개골은 색상과 형태가 미묘하게 다르긴 하지만, 개별적인 정체성을 알아볼 수 있는 단서는 거의 없습니다.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개별적인 두개골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뮤익이 이전까지 개별 인물의 고립된 상태를 탐구해왔다는 점에서 이전의 작업들과 차별화되는 작품입니다.

론뮤익에게 두개골은 복합적인 오브제입니다.

이 오브제는 보는 즉시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익숙한 동시에 이질적입니다.
무의식적으로 주의를 끌어당겨 매료시키면서도 거부감을 일으키죠.

어쨌든,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가집니다.

미술사에서 두개골은 인간의 유한성을 상징하는 요소로 자주 등장합니다.

삶의 덧없음을 상징하는 메멘토 모리, 즉 ‘죽음을 기억하라’는 개념과 연결되면서 죽음에 대한 보편적인 상징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대중문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미지이며 고고학적 발견과도 연결됩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군집으로서의 강렬한 존재감입니다.

‘매스’라는 제목 자체도 그렇죠. 영어로 Mass는 더미, 무리, 군중을 뜻하며, 종교적 의식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 다의적 제목을 생각하며 두개골 사이를 거닐면 죽은 자에 대한 경의에서부터

역사적 비극에 대한 추모까지 점점 더 확장되는 작품의 의미를 곱씹게 됩니다.

관람객이 작품 속으로 몰입하는 새로운 방식을 탐색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매스’는,

뮤익의 예술적 여정에서 전환점이 되는 중요한 작업으로 평가받습니다.

2017년 멜버른 국립미술관의 의뢰로 제작된 ‹매스›는

전시 장소마다 공간의 특성을 반영해 다른 형태로 배치됨으로써 매번 새로운 의미를 획득합니다.

이번 MMCA 전시에서도 작품과 공간,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의미가 생겨나게 될 것입니다.

 

 


<6전시실>

#10. ‹배에 탄 남자›

작은 배 안에 홀로 앉아 바깥을 응시하는 남성의 조각.
작품은 주변에 아무런 배경도 장식도 없이 설치되어 공간 전체에 깊은 고요와 고립감을 더한다.
그 시선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인물은 어딘가로부터 떠나왔거나 어딘가로 향하는 중이다.
작고 왜소한 인간이 광활한 공간에 놓인 모습은 존재의 근원적 외로움과 불확실함을 상징한다.
말없이 앉아있는 그 모습에서 우리는 인간의 고독, 그리고 삶이라는 항해에 대해 사유하게 된다.



‹배에 탄 남자›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입니다.

배 앞부분에 앉아 팔을 접은 채 몸을 감싼 남자는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지만, 그 시선의 의미는 알기 어렵습니다.

관람객은 먼 곳을 응시하는 남자와 눈을 맞추기 위해 움직여보지만,
그럴수록 시선을 맞추기 힘들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상호작용을 전제로 한 것처럼 전시장 한가운데 눈높이를 맞춰 전시됐지만

남자는 완벽히 주변 상황에서 분리된 독립적인 존재입니다.

그에게선 고요한 고독의 감정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내면의 깊은 상태로 빠져든 그는

타인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심리적 공간으로 향합니다.

론 뮤익은 자신이 조각해낸 인물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극히 사실적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방 안에 놓인 사물이다’.

그 말대로, 남성은 인간처럼 섬세하게 재현됐지만 현실 속의 인물이 아닙니다.

어딘가를 향해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지된 상태에 있습니다.

그를 바라보는 우리는 저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해하지만 그는 그 자리에 놓인 사물에 불과합니다.

그의 서사를 만드는 것은 그를 바라보는 관객일 뿐입니다.

이 작품은, 2013년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에서 전시된 이후
뮤익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11. ‹어두운 장소›

이 작품은 어두운 공간에 홀로 있는 인물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고독과 내면의 불안을 표현합니다.

뮤익은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활용하여 관람객에게 심리적 깊이를 전달하며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유도합니다.​



‹어두운 장소›는 가로 5미터, 깊이 3미터로 구성된 어두운 방 안에 설치된 마스크 작품입니다.

한 치의 빛도 들어오지 않는 공간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흐릿한 형상으로만 인식됩니다.

그러다 어둠에 익숙해지면 그제야 디테일이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뮤익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세부적인 요소보다는 희미하게 드러나는 마스크의 윤곽이 더 도드라집니다.

여기서 우리가 대상과 공유하는 것은, 어두운 공간뿐입니다.

어둠은 디테일을 숨기고, 캐릭터의 감정적 표현을 내세웁니다.

그 감정을 유추해낼 단서는 없습니다.

주변 공간이나 맥락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마스크는 유령처럼, 해골처럼 어두운 공간에 떠올라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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